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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20200329 울산시민교회 설립 36주년을 지나며 조회수 : 1086
  작성자 : 이종관목사 작성일 : 2020-03-27

온 세계가 코로나19로 신음하는 가운데, 우리 교회는 지난 2월부터 함께 모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5일, 울산시민교회는 설립 36주년 기념일을 맞았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 고요히 하나님 앞에 나아가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았습니다.

1984년 3월 25일, 우정동 우정시장 골목 2층 상가에서 드린 개척 설립예배를 시작으로, 울산시민교회는 주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이르렀습니다. 하나님이 교회를 세우신 목적인 영혼 구원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분들이 희생하고 섬겼습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온 성도님들이 함께 울고 웃으며 이 길을 걸어왔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능력을 경험하며 기쁨과 감격을 나누면서 우리는 36년을 지나왔습니다.

지금 우리 모두는 삶 가운데 불어 닥친 전염병의 위험 가운데,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모인 무리’인데, 우리는 두 달째 모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사에서 처음 겪는, 우리 개인이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너무나 낯선 상황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한 장소에 같이 모여 예배드리지 못하는 지금, 우리는 ‘교회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섬기는 참된 교회는, 단순히 여러 개인들이 잠시 한 장소에 모였다가 흩어지는 집합이 아닙니다. 참 교회는 신자들이 그리스도 몸의 한 부분들로 결합되어 주님 안에서 집단 인격을 이루는 공동체입니다. 특정한 시간, 특정한 장소, 특정한 사람, 특정한 형식으로 구성된 제의(ritual), 즉 예배 형식보다도 예배의 본질이 더 중요합니다. 예배의 본질이란,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입니다. 돈, 권력, 명예 등 다른 가치들, 우상을 버리고, 오직 하나님만 절대적 가치를 두고 높이는 것입니다. 특정한 시간, 공간, 사람, 형식을 넘어서 우리가 숨 쉬는 매순간, 우리의 일상과 일터, 세상 어디에서나 하나님을 높이고 예배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또한 코로나 사태 가운데 많은 사람이 아파하고 신음하는 이때, 우리는 “우는 자와 함께 울라”는 말씀대로 이웃의 고통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감염되어 투병하는 사람들, 경제적 어려움으로 근심하는 이웃들, 방역의 최전선에서 섬기는 공무원과 의료진들, 이들과 함께 울고 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전염병 확산을 막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교회가 함께 모이기를 잠시 멈추는 것, 재난당한 이웃을 경제적으로 돕는 것, 임대료를 깎아주는 것, 이웃을 위해 마스크를 양보하는 노력, 이것이 하나님을 높이고 영화롭게 하며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참된 예배일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로서 성도님들과 얼굴을 직접 마주하며 예배드릴 날이 속히 오길 고대합니다. 지난 36년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주님이 기뻐하시는 그 길을 계속 걸어갑시다. 그 끝에 하나님이 약속하신 상을 다 같이 누리게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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