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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냉장고 조회수 : 761
  작성자 : 정혜영 작성일 : 2013-10-17
신혼 때 산 냉장고를 얼마 전 바꿨다.
며칠 전부터 냉동실이 수상하더니 모든 음식들이 물컹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몇년 전 모터를 30만원이나 주고 고쳐쓰면서
이제 고장나면 꼭 새로 사리라 다짐했는데
냉동이 되고 있지 않았음을 알고도 
어쩔수없이 바쁜 주말을 보냈다.

월요일아침 더욱 심각해진 상태로 치닫고
냉동실 밑에 걸레를 받쳐놨지만 
어디선가 검으튀튀한 물이 
아래로 흘러 내려가는 것이 보였다.
그 물이 모든 냉동실의 음식들에 흐르고 심한 악취가 났다.

새 냉장고를 계약하니 다음날 배송이라고하여
이차저차해서 어제가 되어서야 교체를 하였다.

녹아내리는 음식들을 
버리고
또버리고
또버렸다.

얌전히 문닫아 놓았을 때는 아무일도 없던 녀석이
냉동이 안되다보니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검은물의 정체가 결국 드러나 음식물 쓰레기통에 콱 쳐박혔다
미운 마음도 들었지만 속이다 시원했다.

나의 거짓이 세상의 죄로 꽁꽁 얼어 붙어 있었기에...
세상의 것들로는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아무도 모르고
내 자신조차도 모르던 내 마음의 거짓, 탐욕, 시기, 미움들이 그리스도 앞에 녹기 시작하니
줄줄 흐르는 심한 악취와 부끄러워 고개들
더러운 자아가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만나 녹이고
녹이고
어쩌면 그리도 많았을까....
끝없이 산더미처럼 쏟아지던 쓰레기들..
치우고
또치우고...

내 안을 들여다보니 
얼어붙어 녹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던 그 많은 것들이 
어느 새 하나 둘씩 자취를 감추고
사라져버렸구나...

주체할 수 없는 주님의 사랑은 
그 어떤 것도 
다 녹여버리신다.

밝아오는 아침 시원스런 가을 바람에 상쾌함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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