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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박현정 독서치료사 선생님과 함께한 시간들~~ 조회수 : 865
  작성자 : 이명은 작성일 : 2013-09-04

매주 화요일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양손가득 무거운 가방을 들고 센터 마당 저편에서 걸어오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보이십니다.

그 가방속엔 이용인들이 좋아할 재미난 물건들이 들어있어 오자마자 가방을 졸졸졸 쫓아다닙니다. “선생님, 오늘은 뭐 재미난 거 해요?”라고 한두명씩 서로 질세라 물어봅니다.

한 시간은 책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를 하고, 한 시간은 책에 관련한 여러 가지 게임을 합니다. 볼링, 콩 옮기기, 바닷 속과 숲속 꾸미기등과 같은 활동을 하기 위한 꾸미기 재료들이 있는 그 가방을 우리는 보물가방이라고 부른답니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와 선선합니다.

박현정 선생님으로부터 여러 가지 일로 잠시 봉사를 쉬셔야 한다는 아쉬운 소식이 전해져왔습니다.

평소 여러 가지 교회봉사, 출강, 상담등으로 무척 바쁘신건 알고 있었지만....

 

어제 마지막 수업을 하셨습니다. 바쁘신 일이 끝나면 다시 오신다고 굳게 약속을 하셨지만, 선생님의 눈가에는 우리 이용인들에 대한 작은 아쉬움이 남아있는 듯했으며 이용인들의 표정에도 선생님을 자주 보지 못한다는 소식에 서운함이 진하게 묻어있었습니다.

하루빨리 선생님의 가방 속에 보물들을 다시 보기를 기대하며 몇 달전 우리 이용인들에게 보내셨던 글을 나눠보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시민장애인주간보호센터 사회재활교사 이명은  

 

 



<새로운 친구들이 생겼다.>

독서치료사 박현정

시민주간보호센터가 개원하던 2월 초 센터에 오는 친구들에게 책 읽고 독후 활동을 하면 된다는 말만 듣고 1주일에 한 번 수업하기로 했다. 첫 날 센터에 들어서니 상진이가 쏜살같이 뛰어 나오며 자기가 반장이라며 자기소개를 한다. 눈웃음이 예쁜 민아, 부끄러운 미소를 날리는 준영, 털털한 현성, 말이 많은 재혁, 색칠을 잘하는 병웅, 그림을 잘 그리는 성윤, 눈이 큰 정원이가 처음 만난 친구들이다. 첫 수업 이후 꽃 그림을 좋아하는 현규, 수줍은 색시 같은 정희, 아이돌 같은 지환, 살짜기 미소를 짓는 연욱씨가 함께하게 되었다. 모두 키도 크고, 잘 생기고, 멋있고, 예쁜 친구들이다.

첫 수업을 마쳤다.

아이고~ 내가 잘못한 것 아닐까?’

이 다음 인생은 섬기며 살아야 한다.”는 어떤 선생님의 말씀에 섬길 수 있는 기회만 닿으면 순종하고 있지만.... ‘이번엔 너무 생각 없이 시작했나?’

그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더 전문가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본격적으로 수업 시작하기 전에 전문가 선생님께 조언을 구해서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실제는 달랐다. 친구들의 특성과 성격에 따라 독후활동을 다르게 하라고 했지만 생각만큼 여의치가 않았다.

처음 몇 번의 수업에서는 매주 다른 그림책을 읽었지만 나중에는 센터 친구들의 특성을 고려해서 한권을 두 주간에 걸쳐 읽고 있다. 수업하러 센터에 들어가면 떠들썩하게 반기는 친구들이지만, 프로젝트를 통해 읽는 그림책 제목을 함께 큰소리로 읽고 지은이 소개, 출판사 소개를 하고, 내용 읽기에 들어가면 눈꺼풀이 무거워 지기도 하고 아예 엎드려서 자는 친구도 있다. 센터 친구들은 평균 4~6세 수준으로 여느 아이들과 같다. 서로 일러 주기도 하고,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눈을 흘기며 군시렁거리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독후 활동하라고 과제를 주면 결석한 친구의 몫도 대신하기도 하고 챙겨두기도 한다. 가능하면 각각 특성에 맡는 과제를 주려고 하는데 쉽지는 않다. 그래도 시키면 시키는 대로 각자의 능력과 성격대로 묵묵히 수행하는 모습이 일반 아이들과의 차이점인 것 같다.

그림책 <무지개 물고기>를 읽고 여러 가지 활동을 했다. 그중에 하나가 편지 봉투로 물고기 만들기였다. 봉투에 각자 하고 싶은 대로 꾸미고 반짝이 스티커 하나를 붙이고, 눈을 만들고 빵 끈으로 꼬리지느러미를 만드는 작업이었다. 물고기를 완성하고 자기 작품에 이름을 쓰라고 했다. 그런데 병웅이가 내가 만들어간 샘플용 물고기에 나의 이름을 적어주었다. 한 번, 두 번 얘기 했을까 말까 하는 내 이름을 기억한 것도, 물고기에 이름을 써 준 것도 감동이었다.

여전히 센터 친구들에 대해 전문가처럼 깊고 넓은 이해는 없다. 그러나 예수님께 지혜와 통찰력을 구하며 내게 주신 것으로 센터 친구들을 섬기고 싶다. 할 수만 있다면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고, 센터 친구들이 세상과 소통하는데 도움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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