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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사랑하는 자녀들아우리가늙은뒤 조회수 : 580
  작성자 : 김용언장로 작성일 : 2013-05-03

사랑하는 아들

무심한 세월은 흐르고 흘러

생전 안 늙을 것 같았던 네 부모도

이제는 백발이 성성한 게

영락없이 노인네 티가 나고야 마는구나

그렇게 정갈하던 우리도 이렇게

늙어 변해가는 걸 보면

인생황혼이란 누구에게나

운명처럼 다가오는가 보다

늙고 병들고 기력이 떨어지고

지저분해진다고 무시하려 말고

어쩔 수 없는 생로병사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우리를 이해 해 다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흘리거나 옷을 자주 더럽히드라도

네가 어렸을 적에는 그렇게 흘리고 더럽히는 너를

우리가 어떻게 먹이고 입혔겠는가를 생각하고

우리의 모습을 조금만 참고 받아다오

네 어미 아비가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할 때

"또 그 소리예요?" 하며 말을 중간에 못하게 하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면 안 되겠니?

너 어렸을 때 좋아하고 듣고 싶어 했던 이야기를

네가 잠이 들 때 까지 되풀이 하면서 들려주었던 걸 생각해 보거라

혹시 우리가 목욕하는 걸 싫어하고,

옷을 잘 갈아입지 않거든

너무 부끄럽게 면박주거나 심하게 나무라지는 말아다오

목욕을 안하려고 떼를 쓰면 도망 다니던 너를 붙잡아

목욕시키려고 애 썼던 어미의 모습을 기억하면 될거야.

우리가 기억력이 떨어져 자주 잊어버리거나

말이 막혀 대화가 잘 안될 때면 핀잔주지 말고

우리가 그걸 기억해 내도록 시간을 갖고 기다려주면 안 되겠니?

혹시 기억을 못해내더라도

치매 걸렸다고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다오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너와 대화가 아니라

우리가 너와 함께 있고

우리의 말을 들어주는 네가 있다는 것 이란다

언제나 네 옆에 있으면서

너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어깨 아프고 무릎 쑤시고 다리에

힘이 없어 잘 걷지 못하게 되거든

지팡이를 짚지 않고도 걷는 것이 위험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겠니?

네가 수 도 없이 넘어지고 뒤뚱거리며 걸음마를 배울 때

어미가 네게 해 준 것처럼 네 손을 우리에게 빌려다오

훗날 우리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

우리에게 화내지 말아다오

너도 훗날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를 이해하게 될 테니 말이다.

비록 우리가 너를 키우면서 많은 실수를 했어도

우리는 부모로써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들과

부모로써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삶을 너에게 보여주려고

최선을 다 했다는 것을 언젠가는 너도 깨닫게 될 것이다.

때가 되면 우리야 어차피 저 세상으로 떠날 텐데

죽거든 너무 슬퍼하거나,

장례를 호화스럽게 치르지 마라.

죽은 다음에 오동나무 관이나 세마포 수의가 무슨 소용이며

묘 자리를 호화스럽게 만들었다고 우리가 거기서 편히 잠들겠니?

죽은 다음에 효도하며 네 체면 치례하는 걸로 남에게 비칠까 걱정이다

죽은 다음에 장례 잘 치루고 제사 잘 지내려 하지 말고

부모 살아 있을 때 할 수 있는 대로 잘해보렴

우리가 너 잘사는 걸 보면서

눈 감을 수 있도록 해다오

네가 잘 사는 걸 보면서 눈을 감는 것이

부모의 마지막 소원 이란다

살사는 것이 호의호식 좋은 집에 사는 것이아니라

형제간에 우애있고, 부부간에 금슬 좋고,

부모자식간에 화목하게 사는 것이다.

사랑 한다 피 땀 흘려 낳고 키운 아들아, 딸아

갈수록 늙고 병들어 추해지더라도

우리를 너무 부끄러워하지 말아다오

네가 어디에 있던지 무엇을 하든지 너를 사랑하고

너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아깝지 않은 게 부모의 마음 이란다

비록 늙어 몰골이 형편없더라도

우리가 네 부모임에는 틀림없단다

너도 네 자식 키워 보면

이런 부모 마음을 알 수 있게 될 거야

잘 알겠니? 사랑하는 내 자식들아

“가슴 찡한 사연입니다”부모님에게 불효자는 되지 맙시다

변하지 않는 가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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