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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고맙습니다! 조회수 : 1157
  작성자 : 임채현 작성일 : 2011-06-26

 

저는 항상 제사 순서를 잘 외우지 못했기에 항상 아버지의 등만 바라보며 제사를 따라 지냈습니다.

횟수를 거듭하고 성인이 되서도 잘 외워지지 않았습니다.

제사 순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셨지만 삼십년 넘게 제게 큰소리 한 번치시지 않으시고 하나뿐인 아들에게 웃어만 주시던 아버님이 지병이 생기셨고 약해지셨습니다,

자주 제사 순서를 틀리시고 지방도 틀리게 쓰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삼촌들은 이제 네가 도와 드리라 했지만 전 주님을 영접하기 전에도 외우지 못하던 순서와 지방쓰기를 비록 믿음을 선포하진 못하는 상태였지만 더욱 하기 싫었습니다.

아버님의 실수는 반복되셨고 제사는 엉망이 되는 경우가 잦았지만 아버님은 제게 강요하지 않으셨고 가끔 제게 도움을 구하시는 아버지께 오히려 짜증을 내고 무시하던 아들이었습니다.  그럴때면 멋쩍게 웃으시던 제 아버지....

어린 시절 걸어둔 아버지 옷에서 동전을 꺼내던 아들을 보시고도 야단대신 책상위에 동전을 올려주셨고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손해만 보시던 제 아버지셨습니다.

지난 목요일 아버지께 전화 드렸습니다.

"아버지 이번 일요일에 점심 먹으러 집에 갈게요!!"

"어 혼자 오나?"

"아뇨 집사람이랑 같이 갈게요!!"

"그래? 그럼 그때 기다리꾸마!!"( 아버지는 며느리를 더 좋아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저녁에 돌아가셨습니다........

충격과 슬픔 속에서도 얼마 전 다른 교회 집사님 두 분이 아버지를 교회에 모시고 가셨다며 화내시던 어머니 모습이 생각이 나며 그 분들이 아버지를 영접시켜주셨을까 하는 생각에 기쁨과 함께 아버님께 예수님을 전하지 못했던 못난 제 자신이 너무 미웠고 후회가 됐습니다.

불교식으로 장례를 치루며 속상함에 소주도 두어 잔 마셔버린 발인 전날 교회에서 많은 분들이 와주시고 그분들의 모습이 저희 어머님 마음을 만지셨습니다.  장례식장에 찬송가가 울려 펴졌으며 즉석에서 모인 20여분의 성도님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게되는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주일, 아버님이 기다리꾸마 하신 날에 아버님을 보내드리고 왔습니다. 하지만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위로해 주시고 기도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버님이 천국에서 저에게 기다리꾸마 하고 말하고 계실 거라 믿기에 행복합니다.

또한 어머니께도 하나님을 전할 힘이 생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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