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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넘치는 사랑 조회수 : 1133
  작성자 : 강혜숙 작성일 : 2008-12-19
 

석주는 

 

수업 시간마다 말도 안 듣고 나돌아 다녀서

 

속을 썩이긴 하지만,

 

생각만 해도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녀석이다.

 

자리로 들어가라고 아무리 말해도

 

꿈쩍도 안하고 내 옆에서 어정거리고 다닌다.

 

 

 

그 반은

 

석주와 비슷한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수업 시간만 되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ㅠ

 

그래도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고,

 

밉지가 않으니 이상하다.ㅋㅋ

 

 

 

어느 날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시험 마지막 날 생일인데

 

우리 반 아이들에게 생일날 주는 인형필통을 선물로 달라고 했다.

 

 

미술시간에 나돌아 다니지 않고

 

조용히 수업에 집중하면 선물을 주겠다고 그랬더니

 

놀랍게도 수업시간 꼼짝도 않고

 

열심히 작품에 몰두하는 것이 아닌가!

 

신기한 일이다.

 

갖가지 방법으로 지도해 봤지만

 

천방지축인 석주를 얌전하게 만드는 건 소용이 없었는데 말이다.

 

 

생일날 동물 중 어떤 걸 줄지 망설이다가 사자를 택했다.

 

나이아연대기에 아슬란이 생각나서이다.

 

사자필통에 사탕과 과자를 가득 넣어서 넘치는 하나님의 사랑을 담았다.

 

선물을 받고 벅찬 감동을 가눌 수 없어 폴짝 폴짝 뛰는

 

모습만 봐도 행복해진다.

 

아예 어께에 사자를 얹고 다닌다.

 

그 반 아이들이 석주를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볼 때마다

 

석주의 어께가 으쓱으쓱 거린다.

 

 

그 날 이후 석주는 완전히 다른 아이로 바뀌었다.

 

미술시간에 석주가 있는지 조차 느껴지지 않을 만큼

 

진지하고 조~~용하다.ㅎㅎ

 

너무 갖고 싶었던 선물을 받는 순간 느꼈던 감동으로

 

주님이 그 마음을 터치 하셨나보다.

 

 

문제는 그 반 아이들이 서로 인형필통을 달라고

 

아우성이다.

 

현규는 단단히 삐졌다.

 

 

"샘이랑 말 안 해요. 나 삐졌어요."

 

"석주만 선물주고 난 왜 안줘요?"

 

 

며칠은 삐졌다가..ㅋ

 

며칠은 졸졸 따라다니며 만날 때마다

 

필통선물을 달라고 어찌나 졸라 대는지..ㅠ

 

 

그냥 주면 의미가 없는데..

 

수업시간에 열심히 그림 그리면 주겠다고 제의를 했다.

 

 

미술시간에

 

단원이 '문자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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