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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그 칼이 왜 거기에 있었을까? | 조회수 : 1363 |
작성자 : 송태성장로 | 작성일 : 2013-09-12 |
오늘 새벽, 수술부위 출혈에 의한 응급수술이 있어서 새벽기도에 가지 못했습니다. 대신 집에서 새벽기도 본문 말씀으로 큐티를 하던 중, 하나님께서 깨달음을 주셔서, 받은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사울에게 쫓긴 다윗이, 놉의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이르러, 진설병을 얻어 먹고, 또 급하게 도망치느라 무기가 없어, 무기를 구하는 장면입니다. 제사장은, 여기에 그런 무기는 없지만, 다윗이 죽인 골리앗의 칼이 보자기에 싸여 에봇 뒤에 있다고 알려줍니다. 다윗은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며 자기에게 달라고 합니다.
말씀을 묵상하다가 그 칼이 왜 거기에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고대 사회에서는,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은 대개 자기가 가져가는 것이 관습이었습니다.
그 칼은 다윗이 골리앗의 이마에 물맷돌을 박은 후, 쓰러진 골리앗에게 빼앗아서 골리앗의 목을 벤 바로 그 칼입니다.
최초의 승리의 상징입니다.
물론, 당시 다윗이 어려서, 미처 골리앗의 칼을 차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이제는 군대의 장관, 천부장, 왕의 사위 정도면 자기의 전리품을 다시 취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만약 다윗이라면 어떠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단 집에서 제일 좋은 곳에 장식장을 만들고 그 칼을 전시해 놓고, 목을 벤 후 골리앗을 밟고 있는 사진도 한 장 확대해서 액자에 넣어서 같이 걸어 놓고, 그 위에 ‘다윗, 골리앗을 베다’ 크게 써 붙이고 집에 오는 사람마다 자랑했을 것입니다. 저 다윗이 바로 나라고.
돈이 좀 더 있다면, 목 좋은 곳에 건물을 하나 멋지게 지어서 엘라 골짜기 전투 전승기념관 이런 것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대대손손 자랑하려고 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칼이 왜 보자기에 싸여서 에봇 뒤에 있었을까?
자세한 내막은 알 길이 없지만, 그 유명한 사무엘상 17장 45절부터 47절
다윗이 블레셋 사람에게 이르되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나아 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나아가노라
오늘 여호와께서 너를 내 손에 넘기시리니 내가 너를 쳐서 네 목을 베고 블레셋 군대의 시체를 오늘 공중의 새와 땅의 들짐승에게 주어 온 땅으로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계신 줄 알게 하겠고
또 여호와의 구원하심이 칼과 창에 있지 아니함을 이 무리에게 알게 하리라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인즉 그가 너희를 우리 손에 넘기시리라
이런 다윗의 고백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다윗은 이 승리가 자신의 공로가 아닌, 하나님의 은혜임을 철저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전리품으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의 제단에 바친 것이, 제사장 에봇 뒤에 보관되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보았습니다.
또 한 가지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이 칼이 다윗의 집이나 전승기념관에 보관되어 있었다면, 오히려 절체절명의 순간에 별 도움이 못 되었겠다 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께 드렸더니 오히려 필요할 때 나의 도움이 되어 주었습니다.
사도 바울도 그 많은 교회를 개척하고 많은 사람을 전도했지만 어디 한 군데 자신을 위한 기념비 하나 세워 놓은 것이 없습니다. 그의 서신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기 보다는 죄인중의 괴수였던 자신을 불러주시고 구원하여 주시고 주의 일에 쓰임받게 해주신 것에 깊이 감사하며, 이 땅에서의 보상보다는 오히려 하늘나라의 상급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말로는 하나님이 다 하셨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공로의식에 사로잡혀 있음을 보게 됩니다. 내가 고생해서 다 했다 라는 생각과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고 또 칭찬해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특히나 교회에서 큰 업적을 이루거나 큰 일을 잘 넘겼을 경우, 공로의식의 함정에 사로잡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은 자칫하면 자신뿐 아니라 교회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공로의식은 정말 필요할 때, 나에게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하늘 나라의 상급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사람의 칭찬을 바라는 행위는 하늘상급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마6;2,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내가 했다 라는 공로의식과 영영 죽을 죄인 불러주셔서 구원해 주시고 주의 일에 쓰임받게 해 주셨다 라는 은혜의식이 늘 제 마음속에서 싸웁니다.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오늘 아침, 내가 간직해 놓고 있는 전리품은 없는지 곰곰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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