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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황혼의 전쟁 예방하려면 조회수 : 1005
  작성자 : 김용언장로 작성일 : 2012-08-23
: ' href'="javascript:;">김병호 베드로 <bhkim101@naver.com> 12.06.11 07:09 ' href'="javascript:;">주소추가 수신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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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곰의 집
울면서 왔지만,웃으면서 갈 것입니다. 모르고 왔지만, 알고서 갈 것입니다. 어둠에서 왔지만, 빛으로 갈 것입니다.


-----Original Message-----
From: "김동수"<kdsuu@naver.com>
To: "김병호 베드로"<bhkim101@naver.com>;
Cc:
Sent: 2012-06-07 (목) 12:20:36
Subject: 100세 시대의 그늘, 60~70대 부부 ‘황혼의 전쟁’


100세 시대의 그늘, 60~70대 부부 ‘황혼의 전쟁’

자녀들 출가 이후 둘만 사는 기간 평균 19년 …


#주부 이모(72)씨는 최근 ‘제2의 권태기’라고 불릴 만큼 남편(74)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이 퇴직한 건 15년 전. 처음 4~5년은 함께 여행 다니며 큰 갈등 없이 지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함께할 일이 없어졌다. 세 자녀가 모두 결혼하자 집에 둘만 있는 시간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씨는 복지관·주부대학을 나가며 활동반경을 넓혔다. 반면 ‘복지관'=경로당’이라고 생각하는 남편은 집안에 틀어박혀 지내고 있다. 이씨는 “집 밖으로 나갈 때마다 남편의 잔소리가 심하다. 밖에 나갔다가도 집에 들어오기 싫어진다. 집에 아주 귀한 애완견이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씨 부부는 각 방을 쓴 지 6년째, 분가한 자녀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른다. 이씨는 “젊었을 때는 몰랐는데 ‘성격 차이’가 너무 심하다. 날마다 다투고 있으니 지옥이 따로 없다. 앞으로 갈등이 더 심해질 것 같아 걱정”이라며 부부 관계 상담소를 찾았다.

 #공무원 출신인 정모(76)씨도 아내 한모(72)씨와 ‘한 지붕 별거’생활 10년째다. 정씨는 연금으로, 아내는 가게 임대료를 받으며 돈 관리도 각자 한다. 텔레비전도 각 방에서 따로 본다. 아내가 남편에게 해주는 건 밥상을 차려주는 정도. 젊을 때부터 남편 정씨는 가부장적인 성격이었다. 아내에게 ‘끼어들지마’ ‘알지도 못하면서’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한씨는 젊었을 땐 이런 말을 참고 견뎠다. 한데 이제는 달라졌다. 쌈짓돈을 모아 가게를 차리면서부터 목소리가 커졌다. 정씨가 무슨 말만 하면 같이 소리를 지르며 싸우기 일쑤다. 아들·며느리·손자·손녀 등 10여 명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정씨는 “무슨 말을 해도 싸움이 되니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는 게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고령화 시대의 그늘은 질병과 빈곤만이 아니다. 부부 관계도 그중 하나다. 평균 수명이 늘고 자녀가 독립하고 부부만 사는 ‘빈 둥지 기간’이 늘면서 65세 이상 노년층 부부가 겪는 갈등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100세 시대, 그리고 ‘빈 둥지 20년’ 시대를 맞아 나타난 새로운 현상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0년 인구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542만 명. 5년 사이 노인 인구가 24% 급증했다. 노인 인구 비율은 11.3%로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두 자리 숫자를 기록했다. 한국 사회가 급속도로 ‘고령 사회(14~20%)’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다. 주목할 것은 고령화가 급속화되면서 부부가 함께 생존하는 기간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기준 전체 부부 가구에서 노인 부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39%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 참조>


 한경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지난해 여성정책연구원이 ‘100세 시대 가족’을 주제로 연 여성정책포럼에서 “(베이비붐)이전 세대는 자녀를 여러 명 낳고 수명이 짧아서 자녀가 독립한 뒤 남편과 아내 단둘이 사는 기간이 1.4년에 불과했다. 그러나 소자녀, 수명 증가로 베이비붐 세대(55~63년에 출생한 세대)의 경우 부부만 사는 기간이 19.4년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 교수는 “자녀가 떠나고 부부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수명이 늘수록 부부 갈등과 이혼이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의 ‘2011 혼인·이혼통계’는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결혼생활 20년 이상의 황혼 이혼이 4년 이하 신혼이혼을 추월하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따르면 2011년 70대 부부의 이혼상담 건수는 모두 118건이었다. 전체의 2.28% 수준이지만 4~5년 전만 해도 70대는 아예 건수를 셀 수 없었다. 100세 시대의 또 다른 그늘, ‘황혼의 전쟁’이다.


부부 고유의 관계로 남는 70대

 ‘종심(從心)’. 공자는 70세를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해도 어긋남이 없을 만큼 성숙하고 평온한 나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은 사뭇 다르다. 70대 부부들의 갈등은 켜켜이 쌓인 세월만큼 더 두텁고 독설도 더 살벌하다. 고위 공무원 출신 임모(76)씨가 요즘 겪고 있는 갈등도 마찬가지. 최근 그는 분가해 살고 있는 자녀 2남2녀를 모은 자리에서 “요즘 너무 힘들다. 이혼하고 싶다”고 깊은 시름을 털어놨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내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아내를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도저히 자신이 없다고 했다. 중년의 자녀들에게 ‘구조요청’을 한 셈이다. 임씨의 차녀(45)는 “건강이 좋지 않으신 어머니가 몇 년 전부터 눈에 띄게 공격적인 성향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부모님 사이의 골이 이 정도로 깊은 줄은 전혀 몰랐다”고 했다. 임씨는 또 “예전과 달라진 어머니의 변화도 당혹스럽고, 과거의 권위가 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하루하루를 힘겨워하는 아버지 모습을 보는 것도 안타깝다”고 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일단 부부가 둘이서 보내는 시간 자체가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명지대 겸임 조교수)은 “현재 70대 부부들은 대부분 25세 전후로 결혼했던 사람들인 만큼 평균수명을 80세로 볼 때 55년을 함께 사는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70대 부부 관계는 50~60대 때와는 현격히 다르다는 것. 50~60대에는 은퇴 이후라도 경제적·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자녀 결혼이라는 부부의 공동 과제도 남아 있다. 하지만 70대엔 이 모든 것이 사라지고, 두 사람이 보낼 시간이 늘어남으로써 부부 고유의 관계가 전면에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은행원으로 정년 퇴직한 정모(71)씨도 최근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경우. 정씨가 등산길에서 만난 50대 여성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아내가 외도라고 여기면서 갈등이 심각해진 것. 하지만 아내는 “10년만 젊었어도 혼사 앞둔 애들 생각해서라도 덮었겠지만, 이 나이에 참고 살 이유가 없다”며 강하게 이혼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개발원 최인희(노년학 박사) 연구위원은 “100세 시대는 인생의 후반기, 즉 노년기가 연장되고 가족생활 시기가 길어진다는 뜻”이라며 “노인 부부 가구가 증가하는 만큼 배우자와의 관계가 노년의 삶에 중요한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정신적·신체적인 노화(老化) 역시 부부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는 “흔히 나이 들면 사고가 더 성숙해지고 관대해질 것이라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자기 고집이 세지고 잔소리가 심해진다”고 말한다. 각자 많은 경험이 축적돼 있는 만큼 ‘내가 옳다’는 생각이 더 굳어지고, 화를 낼 때조차 ‘나는 화를 낼 만하다’고 정당화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신체적인 노화로 두뇌의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감정 컨트롤이 안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교수는 “노화로 두뇌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본래 경직된 성격인 사람은 경직성이 더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뇌세포 손상이 병적인 단계(치매)로 접어들면 감정 통제가 안 돼 공격적인 성향이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실제로 한 치매 환자는 처음에는 기억력이 나빠지는 정도로 증세가 나타났다가 급기야 부인을 구타한 경우도 있다. 치매가 아니더라도 우울증 스트레스 단계에도 공격 성향이 높아지기도 한다.

 남녀 호르몬의 변화로 여성은 나이 들수록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대범해지는 반면, 남성은 차분해지고 활동성이 줄고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이 강해진다. 김종우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갱년기를 넘어서면 여자는 ‘양’으로 변하고 남자는 ‘음’으로 바뀐다”며 “70대 여성들은 화병이 많고, 남성들은 우울증이 많다”고 설명했다.

경제권의 변화도 갈등의 씨앗

 남성들이 퇴직 후 경제권을 잃으면서 가정 내 권력 관계가 역전되는 것도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특히 남성이 부부 관계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다. 대부분의 남편은 가장으로서의 힘(경제력)을 잃고 의식주 생활의 상당 부분을 아내에게 의지하고, 아내가 보살피는 불균형한 관계가 감정의 골을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남성이 남편-아내의 역할에 대한 이분법적 고정관념을 갖고 있고, 가족생활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실제로 우리나라 여성 10 명 중 7명은 평균수명 증가로 남편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부부간 갈등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지난해 11월 보건사회연구원이 대통령소속 사회통합위원회와 공동으로 한 ‘저출산·고령화 사회갈등·국민인식 조사’에서 여성의 71.9%가 ‘남편을 돌봐야 하는 기간이 길어져 부부갈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답했다. ‘남편 돌봄’으로 갈등이 생길 것으로 내다본 남성은 66.4%로 나타나 남녀 의식 간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에게 채워지지 않은 채 남아있는 ‘보상 심리’는 드러나지 않지만 부부간의 골을 더 깊게 만든다. 전업주무 이모(71)씨는 30대 때 남편으로부터 겪은 상처가 크다. 당시 남편은 누가 봐도 외도로 오해할 만한 사건을 일으켰지만 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고 넘어갔다. 이씨는 “남편이 그때 제대로 사과를 했더라면 이 정도는 아닐 거다. 그 일이 아직까지 항상 날 괴롭히고 화가 안 풀린다”고 했다. 이호선 센터장은 “부부가 떨어져 사는 기러기 생활 역시 노년에 이러한 보상 심리를 유발시키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다. 사회적으로 지금의 노년 세대는 격동의 한국사를 관통해온 특별한 세대다. 해방 전에 태어나 1960~70년대에 사회에 진출한 세대로, 가부장적 유교 전통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내고, 한국전쟁과 급격한 산업화를 겪은 세대다. 남편은 가족과 대화하거나 여가를 즐기지 못했고, 아내는 가사에만 전념했다. 그런데 지난 30년 동안 사회가 크게 변했다. 여권이 신장하고 이혼도 급증했다. 윤성은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지금의 노년 세대, 특히 70대는 은퇴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지도 못했고, 취약한 사회적 안전망에 어느 것 하나 보장된 것이 없는 사각지대에 놓인 최초의 세대”라고 말했다. ‘노년의 삶에 대한 문화적인 각본 없이 노년을 맞아버린 세대’라는 것이다.

노후자금만으로 안 돼 …

 전문가들은 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노년기 부부관계가 삶의 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정혜 고려대 부부상담센터소장(심리학 교수)은 “과거 70대는 ‘인생의 마무리’로 인정받았고 부부관계도 조금만 참으면 종지부였다. 하지만 이제 70대 부부는 20년은 더 살아야 할 커플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마음가짐으로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성들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남편들이 가부장적 태도를 버리고 가사 분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위원은 “남편은 아내도 나이 들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하루 세 끼를 집에서 챙겨 먹으려는 욕심은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직접 챙겨 먹기 힘들면 하루 한 끼쯤은 외식이나 복지센터에서 해결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

 윤대현 서울대병원 교수가 강조하는 것은 ‘소통능력’과 ‘유연성’이다. 윤 교수는 “노년 삶의 질에는 커뮤니케이션이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며 “노후 준비는 돈만으로 안 된다. 소통 능력은 갑자기 키워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40·50대 때부터 유연하게 사고하고,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는 능력을 키워야 노년의 삶이 풍요로워진다”고 말했다.

 문제가 심각하다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각 지역 노인복지회관·사회복지회관·건강가정지원센터에는 다양한 부부상담 프로그램이 있다. 우울증 단계에 있는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하고 약물 처방을 받아야 한다. 이호선 센터장은 “남은 삶을 어떻게 건강하고 의미 있고 성공적으로 보낼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상담에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적어도 1년 이상 투자를 한다는 마음으로 노력하면 반드시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가족 단위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100세 시대를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사회적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100세 시대'=노년기 장기화’라는 점을 감안해 세부적인 정책 준비가 필요하다. 장혜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0년 현재 전체 부부 가구에서 노인 가구가 39%였지만 2030년에는 54.2%에 이를 것”이라며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지역사회·범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를 비롯해 다양한 지역사회 참여 프로그램, 노년기 부부관계 전문 프로그램 등을 적극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주간 ‘잉꼬학교’ 특별수업 받은 노부부

남편 “젊을 땐 내 위주로 살았지만 이젠 역지사지”
아내가 말하면 일단 ‘끄덕’… 함께 댄스·텃밭·봉사


황의정(왼쪽)?안영애씨 부부.
“부부는 45년을 살아도 모르는 사이…노후 설계 다시 했다.”

 황의정(72)씨는 지난 3월부터 12주간 특별한 수업을 받았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노인복지센터에서 마련한 ‘잉꼬부부학교’에 참가한 것. 두 살 아래인 아내와 매주 한 번씩 손을 꼭 붙잡고 ‘부부가 잘 사는 법’에 대해 배웠다. 황씨는 “지금도 별문제 없이 살고 있지만 나이 들수록 부부 사이가 더 가까워야 할 것 같아서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결심을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초등학교와 특수학교 교장으로 10년 전 명예퇴직을 할 당시의 기억 때문이다. 그는 은퇴 전에는 나름대로 의욕이 넘쳤다. 봉사활동·취미활동만으로도 하루가 빡빡할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매일 갈 곳이 사라지고 아들·딸까지 출가시키고 나니 집 안에만 박혀 있는 날이 많았다. 흡연도 늘고 2년 이상을 게임에 빠져 살았다. 아내와의 사이도 나빠졌다. 별일도 아닌 데 말싸움이 될 때가 많았다. 가령 반찬이 문제일 때도 많았다. 데친 채소를 놓고 황씨는 무심코 ‘맛이 별로다’라는 식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아내 입장에선 남편의 건강을 생각한 것. 아내는 이유를 말하고 섭섭해하기보다는 짜증을 낼 때가 많았다. 결혼한 자식들에게 자꾸 먹을 것을 보내주는 아내를 나무랐다가 ‘쪼잔하다’는 핀잔을 들을 때도 많았다. 아내 입장에선 예전부터 똑같이 하던 일인데 잔소리로 들렸던 것이다. 그는 과거를 돌아보며 “부부는 45년을 살아도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그러다 ‘노후 설계’를 다시 하는 계기가 생겼다. 바로 간경화가 악화돼 2년 전 간 절제 수술을 받은 뒤부터다. “젊을 때는 내 위주로 살았다면 이제부터는 역지사지하는 부부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다. 아내가 말하면 일단 끄덕끄덕하는 것을 습관으로 삼았고, 할 말은 나중에 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함께 노인복지관을 다니며 부부댄스 강습도 신청했다. 황씨는 “젊을 때도 못 잡아 본 손을 맘껏 잡는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일주일에 2~3회는 복지관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또 그는 아내와 취미 삼아 텃밭을 사서 농사를 시작했다. 감자·고구마·땅콩을 심는 소일거리다. 황씨는 “혼자 시간을 보낼 땐 복지관에서 배운 수지침으로 경로당을 돌며 봉사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따로 또 같이’ 여가를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Saturday팀'=이은주·이도은·이소아 기자


행복한 부부로 오래 같이 살려면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상대방이 진짜 원하는 건 심리적인 배려예요. 서로 칭찬하는 습관을 들이면 또 다른 세계가 열립니다.”

“공동의 취미를 갖되 하나만 가지세요. 대신 각자 즐기는 시간과 공간을 늘려서 서로 만났을 때 대화 주제를 풍부하게 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김종우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되도록이면 큰소리를 지르지 마세요. 고함을 지르면 욕이 아니어도 듣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니까요.”

“남편들도 복지회관에 가야 합니다. 어색해서 안 가는데 그것만 벗어나면 삶에 에너지가 넘칩니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노년기, 경제적 여유만 있으면 된다고요? 천만의 말씀.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온 지금의 40~50대가 노년기에 더 취약할 수도 있어요. 긍정적인 사고·건강·좋은 부부관계와 좋은 친구… 잘 준비하고 계십니까.”

“유연한 사고를 위해 뇌의 건강이 정말 중요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요? 지금 당장 운동을 시작하세요. 사색하며 걸으세요.”


하지현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젊은 부부라도 4박5일 함께 지내면 싸우게 마련입니다. 취미든 봉사활동이든 각자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경제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경제적 자립은 정서적 안정감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권정혜 (고려대 부부상담센터소장·심리학 교수)

“은퇴 후에 부부가 친해지려면 힘듭니다. 출산 직후부터 부부관계에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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