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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목장을 떠나면서... | 조회수 : 1004 |
작성자 : 박은주 | 작성일 : 2012-01-21 |
※ 이 글은 저희 이영혁 목장의 [박지혜] 자매가 대구로 이사를 가며, 목장과 목장 식구들에게 손글씨로 쓴 편지의 감동을 교회 가족들과 함께 나누기 위하여 옮겨쓰는 것입니다.
박지혜 자매는 2011년 7월22일 처음으로 저희와 함께 목장예배를 드렸으며, 2012년 1월 13일에 아쉽게 마지막 모임으로 참석했습니다. 6개월이 채 안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사이 예수영접모임을 수료하였고, 떠나기전 마지막 주일 예배에서 세례를 받는 기쁨을 안고, 어제. 1월20일 대구로 이사를 갔습니다.
※ 아래 글은 지혜자매의 손글씨 편지입니다.
사랑하는 목장가족들에게...
지난 모임때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지만, 못내 아쉬움이 남아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울산생활은 저에게 참 의외의 일 투성이였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빨리 대구로 돌아가게 될지도 몰랐고 이렇게 아쉬워하며 떠나게 될꺼라고도 생각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있고, 언니가 있고, 친구도 있는 대구로 돌아간다는 것이 싫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목장을 뒤로하고 떠나는 제 마음은 무척 서운하고 아픈 것도 사실입니다.
첫 목장모임날이 기억이 나네요... 완전히 얼어붙어서 꼼짝도 않고 부동자세로 앉아 있었던 제 모습이 생각납니다.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위가 아팠답니다. 숫기가 없는 저는 처음보는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능청스럽게 옆에 앉아서 과일을 입에 넣어달라고 했던 정호에 대한 고마움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사실 그때쯤의 저는 많이 힘들고 외로웠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신랑은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 주말에도 계속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친구는 커녕 아는 사람 하나없는 울산생활은 저에게 있어 매일매일 반복되는 적막한 일상과의 힘겨운 사투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일하는 신랑에게 전화해서 징징대기 일쑤였고, 저희 부부는 싸움도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힘겹던 울산생활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여러분이 계신 목장을 만나면서부터였습니다. 목장에 나가자마자 아기가 생겨 입덧때문에 모임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정오가 되면 늘 각 가정의 기도제목이 문자로 실려왔습니다. 그 문자들을 볼때면 목장식구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참석을 못한때는 자세한 사정을 잘 몰라서 기도제목이 어떤 뜻인지 모를때도 있었지만, 누군가 생각할 얼굴이 있고 무뤂꿇을 이유가 있다는 것이 외롭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모임에 가지 못해도 모임이 있다는 것을 꼬박꼬박 알려주던 문자와, 안부를 챙겨주시던 목녀님의 전화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고, 그때부터는 무슨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 줄수도 없는 신랑을 들들볶기보다는 목녀님께 전화를 드리고 목장에 기도제목들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목장이 제 마음에서 쉴 곳이 되고 외로움이 줄어들면서 저희 가정의 모습도 평온을 찾아갔습니다. 외롭고 힘들어서 하나님을 찾았고, 하나님은 그런 저를 목장으로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시 목장에서 하나님을 더 가깝게 만나뵈었습니다. 그저 어머니에 대한 약속때문에 울산에 와서도 교회를 나갔던 저에게 하나님은 목장을 통해 신앙을 회복시키셨습다.
하나님께서 목장을 통해 저에게 주신 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목장을 통해 교회에 대한 신랑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목장을 만나기전, 신랑은 교회다니는 사람들에 대해, 겉으로는 희생을 말하면서도 막상 자신의 이익에 반하면 믿지 않는 사람들보다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기적이고 이중적인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희생하며 불편을 감수하고 목장이라는 공동체를 섬기는 목자님과 목녀님, 그리고 목원들의 모습을 보며 목장을 떠나는 것을 아쉬워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목장식구들의 헌신을 인정하는 신랑의 말을 들을때마다 얼마나 감사하는지 모르실겁니다.
처음 목장에 가기 전 목녀님과 시간을 가졌을 때 목녀님께서 '목장은 가족이다'라고 하신 말씀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목녀님의 그 말이, 그때는 외로웠던 저에게 위로가 되었고, 이제는 떠나는 저에게 위로가 되어줍니다. 제가 부모님을 떠나 울산으로 와서 몸이 떨어져 지내게 되었을때도 부모님과 저, 우리가 가족이었던 것 처럼, 이제 목장을 떠나 대구로 가지만 목장은 여전히 제 가족입니다.
제가 미처 내놓지 못했던 기도의 제목들까지 세세하게 챙겨주시며 관심을 보여주셨던 목자님, 늘 어머니처럼 제 징징거림을 들어주시고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켜주신 목녀님, 농담 한마디라도 더 건네주시며 긴장된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 하신 은주언니, 제 실수로 곤란하게 되었는데도 쿨하게 웃어주시고, 시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으로 마음에 참 감동을 주신 명희언니, 태어날 아기의 이유식이며 기저귀가는 법이며 이것저것 세세하게 알려주시고 뜬금없는 질문에도 찬찬히 대답해주신 해영언니, 보기만 해도 기본이 좋아지는 푸근한 웃음으로 이것저것 배려해 주시던 권집사님, 이제는 얼굴만 봐도 달려나와 인사해주는 시온이, 건이, 정온이, 도윤이, 영호, 정호, 시윤이...아직은 제가 누군지도 모를 시아...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울산에 와서 목장을 만나고 너무너무 행복했기에, 조금만 더 일찍 자기생각과 자기고집을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왔더라면, 좀 더 일찍 하루라도 더 목장식구들과 함께 지낼 수 있었더라면...이라는 하나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목장을 뒤로하고 떠나는 발걸음은 무겁지만, 좋으신 하나님이 저를 버리지 않으시고 목장식구들도 버리지 않으실테니 우리의 길이 하나님을 향해 연결되어 있다고 믿기에 절대로 이별이 아니라고 위로합니다. 너무 비장한가요?(^^;)
우리 목장식구들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비록 떨어져 있지만 언제나 이영혁.김미라 목장의 가족으로 받아들여 주세요... 사랑합니다. 여러분!!
P.S 몇번 못 뵈었지만 고모님께도 안부전해주세요. 알려주신 팁대로 청소 열심히 해보겠다고, 참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 저희목장은 어제, 이사북새통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지혜자매가 챙겨준 맛나는 치즈케잌을 먹으며, 지혜자매의 편지를 함께 나누며 행복한 예배를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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