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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할아버지의 행방불명 | 조회수 : 1003 |
작성자 : 송태성장로 | 작성일 : 2011-08-16 |
14일 주일 오후에, 연휴를 맞아 서울에 사는 처제가 조카들과 같이 울산에 놀러 왔습니다. 거기에 맞춰 부산에 사는 처형내외가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모시고 울산에 와서 같이 저희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예정했습니다. 오후에 처제를 마중하기 위해 울산역으로 가는 도중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장인어른이 또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연세가 아흔이 넘은 장인어른에게는 수년전부터 치매가 있었습니다. 인격이 파괴될 정도의 심한 치매는 아닙니다. 그리고 오래된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은 알아보시고, 또 치매가 오기전의 익숙한 장소에서는 길을 잃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단기간의 기억력이 없어서 방금 무엇을 했는지, 낯선 곳에 가면 여기가 어딘지, 잘 기억하지 못해서 길을 잃어버리시곤 합니다.
3년 전에도 잠실에 있는 서울 처형집에서 아침에 운동하러 나간 후 행방불명되었다가 다음 날 새벽에 경기도 하남에서 발견되어, 찾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방금 나간 곳을 찾지 못하고 길을 모르다 보니 그냥 앞으로 계속 걸어갔던 것 같습니다. 평소의 성품으로 보아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하지 않고 쓰러질 때까지 앞으로 계속 걸어가다가 기력이 다해, 어디선가 누워 계신 것을 주민이 발견하고 신고하여, 찾게 되었습니다.
장모님께서 조심한다고 했지만 잠깐 방심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과 같이 있다가 사라져서 다시 찾은 적이 그 후로도 두어 번 정도 더 있었습니다.
14일 주일에도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후, 아시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 분이 잠깐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사라지셨고, 나중에 교인들을 동원해서 찾아 보았지만 찾지 못했고, 그래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사람이 없어진 마당에 울산에 오실 수가 없어 저와 제 아내가 음식을 싸들고 처제가족과 함께 부산처가집에 갔습니다. 장모님은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경찰에서 전화가 오기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대충 저녁을 먹고 아내과 같이 찾아 나섰습니다. 밤늦게까지 교회근처를 찾아 다녀 보았지만 이미 어두워져서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다시 찾아 나섰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렇게 찾아 나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싶었습니다. 그 넓은 부산시내 그것도 골목이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는 구시가지에서, 길 잃은 할아버지를 찾아낸다는 것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와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냥 경찰에서 연락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했지만, 이 더운 날, 밤새 어디선가 헤메고 다닐 아버지 걱정에 뜬 눈으로 밤을 새운 아내의 마음을 헤아려, 같이 찾아 나섰습니다.
그 날 아침, 기도를 하면서 할아버지가 어디 계신지 보여 달라고 하나님께 구했습니다. 한 10분 기다려 봐도 아무 것도 안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실망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선한 길로 인도해주시기를 구했습니다. 차를 타고 찾아 나서기 직전에도 다시 아내과 같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습니다. 아마도 아내가 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을 것입니다. 운전하면서도 마음속으로 매순간 성령님의 인도를 구했습니다.
그렇게 헤매다가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 어느 언덕길을 올라가다가, 아마 여기는 아니겠다 싶어서 다시 차를 돌리려고 차 돌릴 곳을 찾는데, 아내가 비명처럼 소리질렀습니다. “아버지다! 아버지!” 돌아보니, 이럴 수가! 정말로, 반대편 길에서 장인어른이 힘겹게 언덕길을 올라가고 계셨습니다! 저와 제 아내의 입에서는 저절로, 하나님 감사합니다! 가 탄식처럼 튀어나왔습니다.
탈수 때문에 입술이 바짝 말라 있었고 기력이 다해서, 한 걸음 더 떼기가 힘든 상태였지만, 의식이 뚜렷했고, 맥박이 괜찮아서 주위 가게에서 생수와 이온음료를 사서 드시게 하고는 집으로 모셨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걸어다니셨는지 발바닥이 다 까져 있었습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우리가 우연히 그 길로 들어섰다고 생각하겠지만, 목사님 말씀처럼, 믿음을 가진 우리들에게는 우연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것을 조절하셔서, 드넓은 부산시내, 수많은 골목길 중, 길잃은 할아버지가 헤메고 다니는 그 지점으로 정확하게, 아니 정밀하게, 우리를 인도하셨습니다.
나에게는 아무 느낌, 감정도 없고, 어떤 음성도 들리지 않았고, 어떤 결과도 예측할 수 없었지만, 성령님의 내주하심과 또 성령님의 도우심을 약속한, 그 말씀에 의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계속 구할 때, 우리를 도와주시고 인도해주시는 정말 좋으신 하나님을 체험한 하루였습니다.
이 간증을 통해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하나님을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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