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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사후생死後 生 | 조회수 : 1196 |
작성자 : 동문수 | 작성일 : 2009-02-14 |
최근에 식물인간 상태인 환자가 인간답게 죽을 수 있는 존엄 사를 인정하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오늘날 품위 있고 자연스러운 이별에 대한 생각도 깊게 다루어지는 계기가 되어 시대의 변화를 실감하게 합니다.
어두운 소재라서 다루기가 민망하기 그지없으나 때가 되면 반드시 다다르게 될 이 고지에 대해서 어떠한 해석을 해야 할 것이고, 이를 목전에 둔 말기 환자의 고통을 care하는 방법과 노인 복지에 대한 기대치까지를 훑어보면서, 이 어둡지만 깊이 생각해둘 필요가 있는 이 소재에 관한 저의 생각들을 우리 시민교회 성도님들과 함께 나눠보고자 하여 이 글을 올립니다.
사후생死後 生
(기起)엘리자베스 로스라는 미국의 맨하튼 주립 병원 정신과 의사는 근사(近死, 죽음을 경험) 체험이 있는 환자들을 만나서 죽음과 임종에 대해 연구해오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 받고 있는 로스 박사는 <사후 생>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인간 육체의 죽음은 나비가 고치를 벗어날 때의 현상과 똑같다”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죽음이란 그저 한 집에서 더 아름다운 집으로의 이동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애벌레가 고치를 벗어나 나방이 되듯, 인간은 죽음의 단계에 이르면 육체라는 물질적 에너지의 공급을 끊으며, 영혼이라는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 받게 됩니다. 이는 캠코더로 우리 모습을 찍어서 볼 때 캠코더에 비추이는 ‘나’를 볼 수 있으나, 캠코더 안의 ‘나’는 화면 바깥의 진짜 ‘나’를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실제의 ‘나’는 영혼의 세계의 ‘나’ 이고 캠코더 안의 ‘나’는 물질적 에너지에 속해 살고 있는 ‘나’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다.
어느 생물 연구가가 누에고치를 뚫고 나오는 나방이 고치를 찢고 나오는 고단한 수고를 덜어주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 지를 시험해보기로 했습니다. 탈피의 순간, 한 고치를 약간 찢어둔 대신 다른 하나는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찢어둔 고치에서 나온 나방은 정상적인 고치에서 나온 나방 보다 색깔도 칙칙하고 제대로 나르지도 못하더랍니다.
(승承)우리가 죽음을 앞두고 겪게 되는 고통은 애벌레의 세상을 향한 몸부림처럼 필히 겪어야만 하는 단계이자 훈련이요, 승화를 위한 격정의 시간입니다. 고통이 더 격렬할수록 그로 인해 더 강한 에너지를 받아 새로운 세상으로 찬란히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얻게 되지 안을까도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고통, 죽음을 목전에 두고 겪어야 하는 이 고통은 우리가 살면서 겪는 무엇보다 절망적이고 극심합니다. 다가오는 고통, 이것이 언제 마무리 될지 알지 못한 채 직면해야만 하는 두려움과 공포를 피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의지로 단축시킬 수도, 없앨 수도 없습니다. 어찌할 수 없는 이 지루한 전쟁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를 지켜보는 가족에게도 오랫동안 시련을 줍니다.
이를 위하여 전문가로 훈련 받은 사람들의 모임으로 호스피스 회라는 기관이 있어서 말기 암 환자들을 정신적으로 안정시키고, 고통을 관리하며, 그들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계와 영원한 본향이 바로 언덕 너머에 있다는 것을 소상히 알려주고 그래서, 그들이 절망이 아니라 다만 소망의 언덕 아래 다가가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통은 아픈 이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사랑하는 이와 마지막 밤이 될 지 모르는
매일을 슬픔 속에서 지새우는 가족들에겐 때로 이러한 극한 상황을 앞에 두고 일어나는 갈
등이 더욱 상처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피치 못할 일들, 하여 누군가의 도움이 필
요한 일들이 있습니다. 호스피스는 환자와 가족 모두의 육체적, 정신적인 공황을 해결해나
가는 도우미들일 뿐만 아니라 이들의 영혼 회복에도 도움을 주어 하늘나라의 소망으로 안내
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또, 우리 시민교회에는 우리의 자랑이자 사명이기도 한 내와 동산과 소망재활원이 있습니다.
노인요양원인 내와 동산은 호스피스의 전 단계환자라고 보면 좋을 듯합니다. 이 분들이 중증
상태에 들어가시기 전에 어르신들과 가족들께 신앙적으로 자연스레 이별의 훈련을 시켜드린
다면 본향으로 가는 마지막 힘든 여정이 많이 수월해 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轉)미국 휴스턴에 출장을 갈 기회가 있어서 마침 그곳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노인 전문시설 메모리얼 우즈(Memorial Woods) 노인요양원을 방문하였습니다.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Marriott’s) 호텔의 스폰서로 세워진 이곳은 모두 4단계의 요양 시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첫 단계 시설은 설비나 서비스가 호텔처럼 잘 되어있어서 연세가 많은 독거 또는 부부가 편안한 노후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더 건강이 좋지 않게 되면 다음 단계로 간병 동(Assisted living)이라고 해서 전문 간호사가 배치되어 있는 병동으로 옮겨가 다른 환자들과 함께 공동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몸에 장애가 생겨 혼자서는 거동이 몹시 불편한 제 삼 단계까지 오게 되면 간병재활 동(Nursing and rehabilitative service)에서 간병과 재활치료를 받으며 생활하게 됩니다. 끝으로 네 번째 단계에서는 지금 우리가 호스피스 환자를 돌보듯 24시간 병실 간호를 받습니다. 통증 클리닉과 원목의 위로를 받아가며 이 세상과의 마지막 이별의 순간들을 조용하고 평안하며 품위 있게 맞이하는 것입니다.
(결結)우리 각자가 언제인가 때가 이르면 내 몸은 이세상에 놓아두고 영혼은 하늘나라로 자리를 옮기는 유체 단련의 과정에 필연적으로 당면하게 되리라고 봅니다. 노년이 되어 영원한 본향에 호적을 옮기기까지 이렇게 단계적으로 완벽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메모리얼 우즈의 시스템이 참으로 바람직해 보였고, 아직도 요원하기는 하지만 우리에게도 그런 날들이 올 수 있지 않겠나 기대해 봅니다. 우리 내와 동산이 그렇게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우리 노인복지 사업이 발전하여 이런 정도까지 될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면서 그리고 우리 시민교회 성도님들 모두의 구구팔팔 이삼사(九九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二일 앓다가 三일만에.. )를 기원 드리면서 이만 부질없는 생각의 줄을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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