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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하늘 복 받겠습니다. | 조회수 : 1118 |
작성자 : 임마누엘 | 작성일 : 2011-02-14 |
이런저런 사정으로 작년 12월 28일 복직해서 일하고 올해 3월 1일부터 다시 육아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복직해서 일하는 동안 17개월 하준이와 8살이 된 예지를 봐 줄 분을 찾아야 했습니다. 복직 한 달 전부터 기도제목을 내고 목장에서 함께 기도했습니다.
기도하다가 내가 생각이 났다며 지향주 집사님이 연락을 하셔서 이야기를 나누다 애들 봐 줄 분 구해야 한다는 말을 했는데, 우리 아파트 4층에 사는 친구분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인가보다라는 생각으로 그 분과 몇 번 만나고 아이들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일주일을 봐 주신 후 갑자기 일이 생겨 아이들을 못 돌봐 주겠다고 했습니다. 1월 3일이 종업식이고, 4일부터는 방과후학교 업무 때문에 학교에 출근을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긴급 기도 제목을 내고 다시 아이들 봐 주실 분을 찾았습니다.
우리 아파트 12층에 사는 저의 VIP가 아이들을 맡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집에도 애가 둘이나 있어 걱정이 되긴 했으나, 남편이 함께 봐 주시겠다고 했답니다. 저의 VIP는 육아휴직 중이고 남편 분도 교사여서 방학이라 오전은 시간이 된다고 했습니다. 이것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믿고 감사하며 맡겼습니다.
VIP집에 2주를 맡기고 잘 출근했다가 2주는 방학이라 집에서 아이들을 돌 봤습니다. 1월 31일 근무조라 학교 출근하는 날인데, 그 날 또 아이들을 봐 줄 분이 필요했습니다. VIP는 그 날밖에는 대학병원진료일이 없어 아이들을 돌봐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31일은 오전은 저의 두번째 VIP에게 부탁해서 봐 달라고 했고, 오후엔 남편이 일찍 퇴근해서 보기로 했습니다.
2월 1일 다시 문제가 생겼습니다. 2월 8일부터 출근을 해야 하는데 아이들을 봐 주기로 했던 VIP가 시어머니가 집에 오시기 때문에 봐 줄 수 없게 되었다고 저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다시 목장에 긴급 기도 제목을 내고 기도했습니다. 명절연휴기간이라 사람을 빨리 구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잠시 들기도 했습니다. 시댁, 친정을 다녀오고 연휴를 보냈습니다. 처음에 아이들을 봐 주셨던 분에게 연락을 해 보았으나 여전히 사정이 안 되어서 못 봐주신다고 했습니다.
2월 5일 목장 번개모임을 가졌습니다. 연휴동안의 삶을 나누었습니다. 아이들 봐 줄 사람 없으면 내가 가서 봐 줄게라고 했던 목자님의 말씀. 정말 봐 줄 사람 없으면 목자님께라도 부탁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군가 나타나겠지 기도했는데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더 기다렸습니다.
2월 7일.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기도하면서 저의 두번째 VIP가 봐 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졌었습니다. 그런데 오전에 연락을 해 보니 일이 있어 못 봐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때부터 불평하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 봐 줄 분을 위해 두 달을 기도했는데 이게 뭔가 하면서요. 그 날은 하루 종일 걱정만 하다가 시간을 보냈습니다.
목자님께 맡기자니 목자님이 집에 오셔서 봐야 하는데, 그러면 점심 식사를 챙겨 드시는 것이 번거로울텐데, 하준이 간식을 내가 만들어서 챙겨 먹이도록 해야 하는데, 뭘 만들어 놓아야 할지하는 생각에서부터 집에 널어져 있는 빨래며 어수선한 것들을 막상 다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니 짜증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정말 거의 하루 종일 고민하다 친정 아버지가 봐 주시겠다며 애들을 데려다 놓으라고 하셨기에 두 아이를 부산에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4박 5일 떨어져 있는데 뭐 하는 생각으로요. 왜 이렇게 고민을 많이 했을까요? 저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후 2시쯤 문자가 왔습니다. 유화숙 목녀님이 저의 사정을 아셨는지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냐며 물어오셨습니다. 저는 전화를 걸어 통화를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유화숙 목녀님은 그게 엄마의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아이들을 어디다 맡겨야 할지를 고민하는 마음이 이해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나도 미처 모르고 있던 나의 속마음을 짚어주시니 그만 눈물이 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유화숙 집사님도 일이 있으셔서 아이들 봐 줄 형편은 안 되지만 정 맡길 때가 없으면 봐 주시겠다고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눈물을 훔치며 아이들 짐을 쌌습니다. 도대체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 아이들 봐 줄 분 구하는 과정에서 4층 이웃을 만나게 하셨고, VIP였던 두 가정과도 더 많이 연락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그러면서 세 가정을 위해 기도하게 하셨는데, 왜 끝까지 아이들을 봐 주지 않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며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더 원망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기도를 하지만 여전히 제 생각대로 되길 바라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부산으로 갈 준비를 다 끝내고 남편과 통화하면서 유화숙 집사님 이야기를 했더니 남편은 유화숙 집사님께 맡기자고 했습니다. 새벽에 기도했는데, 아마도 유화숙 집사님이 봐 주시기로 한 것이 하나님 뜻인 것 같다고요. 이건 뭔 날벼락같은 소리인지. 아까 통화할 때는 나보고 알아서 결정하라고 해 놓고는 말입니다. 그래도 힘든 결정을 할 때는 남편 말을 듣는게 나을 때가 많아서 다시 유화숙 집사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유화숙 집사님도 돌봐 줄 형편은 아니었지만 새벽에 기도하면서 마음에 부담이 생기셨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두 아이를 유화숙 집사님댁에 맡겼습니다.
2월 8일 아이들을 맡기고 출근을 하는데 마음이 편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나의 생각과는 다른 기도 응답으로 한 대 맞은 듯한 멍함은 있었지만 편안한 마음이 곧 하나님 주시는 마음으로 알고 감사했습니다.
4일 동안 아이들을 잘 봐 주신 감사함에 보육비를 챙겨드렸습니다. 전에 봐 주셨던 두 분께도 넉넉하게 보육비를 챙겨드렸었는데, 다들 기쁘게 받으셨고 드리는 저도 기뻤습니다. 그간 사정이야 힘들었지만 아이들 봐 주시는 동안은 모두들 정말 잘 돌봐 주셨거든요.
그런데, 유화숙 집사님은 받지 않으시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하늘 복 더 많이 받겠습니다."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그 말씀이 가슴에 박혔습니다. 고단했던 두 달 간의 여정에서 안식을 맛보는 순간이었습니다. 믿는 사람의 모습이구나. 나도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월 23일 근무조가 있어 하루 더 학교에 출근을 해야 했습니다. 이것도 기도하다가 우리 교회 출석하시는 선생님께 부탁드려 보자는 마음이 들어 23일에 저 대신 출근해 주실 수 있으시냐고 물었습니다. 걱정하는 마음으로 여쭤보았는데, 대답은 완전 명쾌했습니다. "그래, 그럼 나도 좋은 일 저축하지 뭐." 아무 대가 없이 다른 사람의 일을 해 주시겠다고 흔쾌히 수락하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믿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감동을 주시고 도전을 주시는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직도 저는 기도하면서도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 연약한 자이지만 믿는 사람들을 옆에 붙여 주셔서 믿음의 본을 보게 하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사람이 주는 칭찬과 물질적인 대가보다는 하나님이 주시는 하늘 복을 더 기대하는 두 분에게 넘치는 하늘 복으로 채워주시길 기도합니다. 저도 유화숙 집사님, 조필화 선생님처럼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바라지 않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생이 되길 소원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참, 박성민 집사님께도 정말 감사드려요. 유화숙 집사님이 아이들 돌보시는 동안 사무실에서 혼자 일 보시느라 힘드셨을텐데 오히려 저희 가정을 축복해 주시니 송구스럽습니다. 함께 기도해준 우리 목장 식구들도 정말 감사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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