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목사님이 적어주신 확인서 |
조회수 : 986 |
작성자 : 강혜숙 |
작성일 : 2008-05-11 |
특별활동 첫 시간,
1학년 말썽꾸러기들이 내 반으로 다 모였다.
통제가 안 된다.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산만함,
주변 친구들에게 위협적인 말투,
아무에게나 툭툭 치며 괴롭히기 일쑤이다.
이 녀석들로 인해 교실 분위기가 썰렁하다.
녀석들.. 하필 내 반에 와 가지고 속 썩이네..
속으로 투덜거리며 속이 상했지만,
주님이 보내셨을 터이니
그분이 행하실 일을 기대해야한다.
지훈이에게 다가가
예배생활, 기도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 하자
처음에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점차 진지하게 듣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비뚤어진 자세를 바르게 고쳐 앉더니
민감하게 반응하며 듣는 것이 아닌가.
어제는 흡연을 안했더니
많이 힘들었는데
기분은 좋았다는 것이다.
흡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도록 성령님께서 도우시길
함께 기도했다.
샘, 아직도 말투가 위협적이고
폭력적인 언어가 습관적으로 튀어나와요.
고치고 싶어요.
입만 열면 욕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지훈이에겐
놀라운 고백이다.
성령님이 지훈이의 마음을 만지셨나보다.
아..작은 소망이 보여 너무 기쁘다.
주님을 영접하고 중등부 예배 약속한지
벌써 몇 주..
한 번도 약속을 지킨 적 없다..ㅠ
폭력, 금품갈취, 흡연으로 학생부 징계 받고
사회봉사 다녀온 녀석들에게
학생부장님이 대뜸 하는 이야기가
매 주 마다 교회 가서 목사님 확인서 떼 가지고 와
인간이 변화 돼야 될 거 아냐?
우와..
성령님께서 학생부장님을 통하여
두 녀석을 꽉 붙잡을 수 있도록 도우시다니
너무 좋다.^^
동아리 예배 마치고
복도에서 지훈이를 만났다.
샘, 이번 주에 교회 확인서 떼러 갈게요.
ㅎㅎ
기막힌 방법을 사용하시는
우리 주님이 너무 좋다.
주일날 목사님께 교회 왔다는 확인증 받아갈 생각에
만날 때마다 물어본다.
지훈이에게는 학생부장이 제일 무섭다.
주일에 지훈이가 오지 않으면 안 되도록
성령께서 개입하셔서 너무 감사하다.
예전과 대화가 다르다
이미 지훈이 안에 주님이 내주하셔서
거룩함을 구하는 자로
조금씩 달라져 가고 있는
지훈이가 사랑스럽다.
변화된 모습으로
주의 영광위해 살도록
역사하시리라
지훈이 승일이가
드디어 오늘 중등부 예배를 함께 드렸다.
교회 복도에서 나를 기다리다
발견하자 뛸 듯이 좋아하며 반가워한다.
학생부에 끌려와
벌서고
꾸중 듣고
매 맞고
부모님 오셔서 쩔쩔매시고..
모두에게 천덕꾸러기이다.
교회에서 녀석들을 보니까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르겠다.^^
뺨도 만져 주고
사랑스럽다고
칭찬해주니까
너무 좋아한다.
입에서 욕이 사정없이 튀어나와
선생님 한분에게 주의를 받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욕이다..ㅜ
녀석들에게는 일상의 언어 인 걸 어찌하랴..ㅜ
수업 중 한 순간도 집중하지 못하는
산만이 들이
예배를 잘 견디어 낼지 걱정이다.
둘이 같이 앉더니
계속 폰 만지고 떠든다.ㅠ
주의를 줘도 소용없다.ㅠ
결국 최후의 방법으로
승일이와 지훈이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앉았다.
그래도 이야기 한다.
결국 손가락으로 입을 꼬맸더니
조금 나아진 듯하다.ㅋ
자세가 흐트러질 때마다
“확인서 무효!” 라고 했더니
순진하기는..ㅋㅋ
움찔하더니
자세를 고쳐 앉곤 하지만
습관화되지 않는 바른 자세가 불편한지
다시 몸을 비틀며 힘들어한다.
신기한 것은
들을 것은 다 듣는다는 것이다.
꼬박 꼬박 목사님 질문에 대답한다.
전혀 엉뚱한 답이지만..ㅜ
그런데 대답 중에
“저는 날마다 자기 전에 꼬박꼬박 기도하는데요.”
처음 예배드리는 녀석들에게는 그래도
굉장한 반응이다.
수업시간마다
교사들에게 얻어맞고 꾸중 듣는 일이 하루 일상인데,
교회에서 예배자세가 흐트러졌다고
꾸중해봐야 소용없겠지만..
그래도
예배가 어떤 것인지
처음부터 확실히 가르쳐줘야 할 것 같아
챙기느라 진땀이 다 났다.
예배마치고
최수혁목사님께서 적어주신 확인서 들고 오더니
너무 좋아한다.
학생부장님에게 나보고 대신 전달해달라고 부탁까지 하는
녀석들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 모르겠다.
아직 확인서 아홉 번이 남았다.
학생부장의 직위를 잠시 빌려 내 마음대로 정한 거지만
아무튼
아홉 번 예배를 드리면서
분명 변화되리라 믿는다.
오늘 중등부 예배 설교처럼
하나님의 광대하심을 노래하는 기적의 인생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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